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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Jan 07. 2024

내 지병.. 티눈

Unsplash 사진


삼 년 전부터인가 오른쪽 발바닥에 티눈이 크게 생겨서 매년 피부과에서 일정 기간 냉동치료를 받아왔다. 냉동치료는 영하 196도의 액화 질소를 분사해 병변 부위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 방법이다. 액화질소를 분사하기 전에 의료용 칼날로 굳은살을 깎아내는 단계를 거친다.


작년 가을부터 걸을 때마다 티눈 부위 통증이 느껴져서 불편했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겨울 방학이 되어서야 다시 병원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액화질소를 분사할 때는 그 특유의 찌르는 통증이 있는데, 이게 너무 온도가 낮다 보니 차가운 느낌을 지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치료 후에도 하루 정도는 보행이 편하지 않은 정도의 아픔이 남는다.


어제 토요일에 새로운 여선생님이 치료를 해주는데, 평소보다 액화질소 분사 시간이 길었다. 아픔을 호소하는데도 이렇게 해야 티눈 제거가 빨리 된다며 무리하게 시술을 감행했다. 시술이 끝나고 절뚝거리며 병원을 나서는데 통증이 심상치가 않았다. 집에 가서 타이레놀을 두 번이나 먹었는데도, 자다가 새벽에 통증 때문에 깨어서 보니 오른쪽 발이 퉁퉁 부어 있었다.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는 약국에서 산 소염 진통제를 찾아 한 알 먹고 다시 잠을 청했는데, 한 시간 반 후에 또 통증으로 잠이 깼다. 이번에는 너무 아파서 울고 싶었다.


속으로는 아까부터 그 의사에 대한 욕을 하고 있었다. 환자가 그렇게 아프다고 하는데, 통증은 상대적인 건데, 그렇게 무대뽀로 치료를 하나? 월요일에 대표원장 만나서 따질까? 처음 보는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었나? 내가 너무 예뻤나? 이런 정신 나간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전에 피부과에서 처방받았던 약이 생각이 났다. 세 가지 약이 들어 있는 약봉지 하나를 찾아서, 약의 모양과 약에 씌여진 영문으로 구글 검색을 해서 소염 진통제를 찾아냈다. 처방된 소염 진통제이니 효과가 더 강력할 것이라 생각하며 물 한 모금과 함께 삼켰다. 한 이십 분이 지나니 통증이 사그라들면서 잠이 오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오른쪽 발 부기가 칠십 프로 정도는 빠져있었고, 발바닥도 훨씬 덜 아팠다.

당장 병원에 쫓아가서 따지려던 마음도 누그러져서 귀찮게 여겨졌다.


오후 늦은 시간이 되니 집안에서 날아다닐 정도로 발이 회복이 되었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더니, 티눈 치료받다가 아파 죽는 줄 알았다.

다음 치료부터는 내 꼭 대표원장에게 받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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