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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Jan 08. 2024

붕어빵 한 접시 드실래요?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고, 배는 고프지 않은데 입이 궁금하다. 오늘 한 번 먹는 소중한 내 간식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붕어빵이 생각이 났다. 하지만 지금 밖은 영하 삼도로 밖으로 나가고 싶지가 않았다.


쿠팡이츠에 들어가서 '에이 설마 있겠어?' 하면서, 검색창에 "붕어빵"을 입력했다. 헉.. 붕어빵을 판다. 아니 만들어서 배달까지 해준다. 그것도 카페 두 군데서. 심봤다~~


한 곳은 우리가 봐오던 '일반' 붕어빵을 팔고, 다른 한 곳은 '우리쌀 100 프로 큰 붕어빵‘을 팔고 있다. 쌀 붕어빵의 옵션은 럭셔리하게도 ’저당 단팥 붕어빵‘, ’저당 슈크림 붕어빵‘, ’저당 단팥+크림 치즈‘ 이렇게 세 가지나 있었다.


가격은 순서대로 5개에 4,500원, 3개에 2,000원, 3개에 4,050원이다. 배달비 포함해서 총 12,650원을 결제했다.


배달 기사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기다리다가, 문 앞에 인기척이 나자마자 현관문을 열고 바닥에 놓여진 봉투를 낚아챘다. 문 뒤의 배달 기사님이 문자 입력 중이었던 것 같은데, 기사님이 살짝쿵 놀랜 기운이 느껴졌으나, 외면하고 문을 쿵 닫았다.

왜? 난 붕어빵의 자태가 너무나 궁금했기에.


봉투 세 개를 차례대로 뜯고, 생선구이를 놓는 접시를 꺼내 고이고이, 가지런히 붕어빵을 담아냈다. 노릇노릇한 ‘우리쌀 백 프로 큰 붕어빵’의 자태는 훌륭했다. 저당 단팥, 저당 슈크림, 저당 단팥+크림 치즈 순서대로 맛을 봤다. 자극적이지 않은 단맛이 붕어빵의 격을 두 층 업그레이드 시켜놨다.


건강한 단맛의 붕어빵은 다른 어느 디져트 대신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 되어있었다.


내.손바닥만한 큰 붕어빵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불황 중에 최고 불황이라는 요즘 소규모 자영업자인 카페 사장님의 고민이 엿보여서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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