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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Jan 10. 2024

짝사랑

Unsplash 사진


나 혼자만의 짝사랑.. 짝사랑은 어렵다. 어떤 때는 왜 나만 애달파야 하나, 왜 맨날 나만 보고 싶어 해야 하나, 왜 나만 궁금해해야 하나..라는 생각들이 든다.


아이가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36분 전에 집을 나섰다. 동네 친구 부모님이 공항까지 데려다준다고 해서 현관에서 배웅을 했다. 방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한가롭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가슴속에서 뜨거운 덩어리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작은 덩어리들이 뭉쳐 이내 큰 뭉치가 되어 가슴을 꽉 틀어막는다. 속이 뜨겁다.


현관문에서 배웅할 때 아무 말도 않고 바라만 봤는데, 딸아이가 “아이, 그래” 하면서 내 볼에 가벼운 뽀뽀를 해줬다. 평소에는 한 번만 안아 보자고 해도 질겁을 하는 아이인데, 내 눈빛에서 복잡한 심경을 읽었던 것일까.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 되기까지 이 물러터진 엄마까지 견뎌내야 했으니, 나는 괴롭다고 속으로 몸부림칠 때, 아이는 몇십 배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내 눈물도 내가 닦아줘야 돼.. 언젠가 아이 카톡 프사에 쓰여져 있던 문구가 떠오른다.


나는 못난 엄마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알면서도, 오늘따라 유난히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


대단한 딸아, 잘 갔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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