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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Jan 19. 2024

비만 클리닉 가는 날(2024. 1. 19)


오늘은 비만 클리닉에 가는 날.. 응 그래.. 숙제 검사받는 날이다.

일주일에 세 번은 운동을 하라는 처방을 받았건만, 여전히 일주일에 두 번을 겨우 겨우 다니고 있다.


영양 상담은 미리 병원 콜센터에 전화를 해서 취소를 해놨었다. 한 번은 받을만했지만, 진료비를 결제할 때 찍힌 영양 상담료는 7만 원이었다. 의사 진료비 및 처방료가 2만 얼마였는데, 영양사의 상담료는 사악했다.


6주 만의 진료인데, 그동안의 몸무게는 거기서 거기다. 이유는 싹센다 주사를 최대 용량으로 1회 주사 시 3mg씩 맞았더니, 속이 너무 더부륵하고 신물이 넘어와서 주사 용량을 한 단계 낮춰서 2.4mg씩 맞게 되었다.

그거 조금 낮췄다고 숨어있던 식욕이 살금살금 나와서, 방배동 설봄 흑임자 떡도 주문해서 먹고, 떡볶이도 배달시켜 먹고.. 먹고 싶은 음식들이 머릿속에 하나, 둘, 셋.. 둥둥 떠 다녔었다.


재작년에 먹었던 피부과에서 처방해 준 식욕 억제제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이 강하게 들었다. 그 마성의 약을 먹고 7킬로그램을 감량했기에.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그 약은 좋은 약이 아니었다. 그래서 메모장에 기록해 둔 그 처방약 네 가지를 의사 선생님께 보여주며 상담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클리닉으로 향했다.


진료 전에 인바디(Inbody)를 측정하고, 결과지를 고이 들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마성의 식욕 억제제 얘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면서, 선생님께 처방약을 보여드렸다. 약을 검색해 보시더니, 원래 이 약들은 중독성이 강해서 병원에서는 딱 한 달만 쓰게끔 하고 있지만, 밖의 다른 병원에서는 몇 달씩 그냥 처방을 하고 있어서 의존성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인바디 결과지를 분석해 주셨다. 몸무게는 6주 동안 별 변화가 없었지만, 근육량이 3kg이 늘고 체지방 양이 3kg 줄었다고 하신다. 오 할렐루야~~ 근육량 1kg 늘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운동 좀 해본 사람들은 다 안다. 특히나 중년의 여성의 경우에는 더 어려운 일이다.

40대 초반에 PT를 10회씩 두 바퀴를 돌리고 나서도 내 기억에 근육량은 거의 늘지 않았었다.


‘나 정말 잘했구나’ 셀프 칭찬을 속으로 하면서 폭죽을 쏘아 올리고 있을 때, 선생님이 “이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다만 필라테스 할 때 유산소 30분씩만 추가하라.”라고 운동 처방을 내려주셨다.

유산소 꼭 해보도록 하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발걸음도 가볍게 진료실을 나왔다.


원래 이틀 연속으로는 절대 운동을 안 가는데, 오늘 저녁때 필라테스 제대로 시킨다는, 다른 말로 빡센 강사님의 수업을 갔다 왔다. 수업이 막바지에 도달하자 토할 것 같은 힘듦을 느꼈지만, 양 쪽의 날렵한 20대들 사이에서 엇박자로 동작을 끝까지 해냈다.


‘아.. 나 이러다 진짜 살 빠지는 거 아니야?’ 이러면서 말이다.


***싹센다(Saxenda)와 위고비(Wegovy)는 둘 다 덴마크 제약회사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disk)의 제품입니다. 지난번 다이어트 에피소드에서 두 약이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다고 쓰면서 서로 다른 제약사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오프 더 레코드, 노보 노디스크 주식 좀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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