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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Nov 09. 2024

할아버지 마음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시간. 설거지를 마치고 방에 들어오니 아빠한테서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무슨 일이 생겼나 순간적으로 마음을 조리며 전화를 드렸다.


얼마 전에 딸아이 혈액 검사 결과지를 아빠한테 보내 드렸었는데,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다고 빈혈약을 먹이라고 하셨었다.

전화 내용은 손녀딸에게 빈혈약을 꼭 먹이라는 것이었다. 빈혈이 있으면 여러 가지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시며 빈혈약을 먹이라고 나에게 신신당부를 하셨다. 그래서 나는 딸아이가 내 말은 잔소리로 생각하고 안 들으니 아빠가 얘기 좀 해 달라고 했다. 아빠는 이미 사흘 전에 손녀딸에게 전화를 해서 약 잘 챙겨 먹으라고 했다고 하셨다.

나는 딸아이가 식사 후에 하루 세 번씩 먹어야 하는 약들도 잘 안 먹는다고 아빠에게 이르면서, 내 말은 안 듣는다고 하소연을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딸아이에게 할아버지께서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전화 주셨다고 카톡을 남겼다. 밤새 게임하고 아직도 자고 있는지 카톡의 숫자가 없어지지 않고 있다.


손녀딸 걱정에 일요일 아침부터 전화하시는 할아버지 마음을 너가 알런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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