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라 더 느긋하게 커피와 과일을 옆에 두고 피아노 연주에 빠져있다.
슬픈 노래가 이별의 아픔을 위로해 주듯이 쇼팽의 야상곡이 그때의 공허함과 혼돈을 위로해 주었었다. 특히나 작품번호 9번의 2번 곡을 한 시간 반복 음원으로 새벽에 들을 때면, 물속에 침잠하여 아픔에 녹아들었다가 다시 현생으로 돌아와 아무렇지 않은 척 일상을 살아낼 수 있었다.
녹턴의 여러 곡을 들어봤지만 Frank levy의 연주가 그때까지는 가장 심금을 울렸었더랬다.
올해 초엔가 우연히 임윤찬의 녹턴 연주를 듣게 되었다. 역시 귀에 익은 9번의 2번.
몇 마디가 지나가기도 전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촉촉해지더니 눈물이 천천히 내 뺨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내 심장이 부드럽게 어루만져지는 느낌이 들면서, 스무 살 청년의 아름다운 연주에 취하게 되었었다. 왜 윤찬이를 천재라고 하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이날로 이모님 팬이 되어버렸다.
수면 문제 외에는 근 7-8년의 시간 중에 가장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나에게는 낯설기만 한 평온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 살짝 열어둔 창틈으로 쌀쌀한 바람을 살갗으로 느끼며 윤찬 군의 피아노 선율에 흠뻑 젖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