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가 청량하다. 습기 없는 바스락거리는 차가운 공기에 소매 없는 여름 잠옷을 입은 나는 따뜻한 손으로 연신 팔을 쓸어내리면서도 긴팔 옷을 덧입고 싶지 않아 쌀쌀함을 느끼면서, 퍼져나가는 미소로 이 아침을 즐기고 있다.
드뷔씨의 달빛(Debussy:Clair de Lune)을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로 흘러나오게 해놓고 있으니, 털복숭이 별이가 어슬렁어슬렁 내 방으로 들어와 침대 위로 가볍게 올라오더니 엎드려서 턱을 베개에 괴고 나와 함께 선율에 몸을 맡기고 있다.
앞방에는 어젯밤 늦게 남편이 데리고 온 딸아이가 깊은 잠을 자고 있다. 아이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흡족하면서 안정감이 들고, 집안 공기가 훈훈해진다.
게다가 남의 편이 이박삼일로 제주도에 라운딩을 떠났으니 주말 동안 삼시세끼에 대한 부담감도 없고, 추석 선물로 들어온 음식들이 차고 넘치니 아무거나 하나 꺼내서 굽거나 지지기만 해도 된다.
굳이 차를 타고 어디로 떠나지 않아도 내 방 창문을 열어 놓고 있으면, 가을이 쓱 하고 들어와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을 타고 미끄러지듯이 나를 스쳐지나 거실로, 주방으로, 그리고 아이방으로 퍼져나간다.
아름다운 아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