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의 연희씨>

by hotlionheart


연희씨(가명)는 내가 다니는 미용실 원장님의 직속 부하직원이다.

어린 나이일 때 처음 보아서 그런지 아직도 애기같아 보이는데, 오늘 물어보니 여기서 일한 지 벌써 칠 년이 되었다고 한다.


연희씨는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스물두 살의 나이에 여기 이 미용실에 들어와 호랑이 원장님 밑에서 거의 오 년 동안을 수련을 하고서, 재작년인가에 드디어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 사이에 한 번 미용실을 뛰쳐나가서 원장님이 몇 달간 애가 닳아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동안에 손님들 머리 만지면서, 내 머리를 만질 때도, 원장님이 대놓고 야단을 많이 쳐서 연희씨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할 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우리 딸도 사회에 나가면 저렇게 가차 없이 직장 사수들한테 당할 거라고 감정이입이 되어 표정이 굳어졌었다. 그러면 원장님이 내 표정을 보고는 타박을 마무리하곤 했었다.


어떤 날은 나를 사이에 앉혀놓고서 너무 심하게 면박을 주길래, 요기요 어플로 같은 건물에 있는 던킨도너츠를 두 박스 미용실로 급하게 배달시켜서, 원장님도 가라앉히고 연희씨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줬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지만 도제식으로 배우는 기술직만큼 또 어려운 직업도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디자이너로 승진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해맑게 웃는 연희씨를 보며, 내 딸도 아닌데 왜 이리 코끝이 찡했던지.



끝까지 연희씨를 놓지 않고 디자이너로 만들어 놓은 호랑이 원장님도 나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이 든다. 조금은 편협한 생각이지만 자식 낳아 키워본 엄마들의 그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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