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방 손님과 원장님 >

by hotlionheart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한 칠 년쯤 된 것 같다. 아이와 남편 중심의 소비 생활에서 앞으로는 나를 위해서도 쓰고 살겠다는 마음을 먹은 후부터다.


작다면 작은 신도시라는 특징이 있어서일까 원장님은 프랜차이즈 미용사의 특성과는 다른 분이셨다. 여러 명의 디자이너를 아우르는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동네 오래된 미용실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원장님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보면, 그때의 내 모습은 눈꼬리와 입꼬리가 쳐져 있었고,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몸은 퉁퉁 부어 있었다. 보기에도 안쓰러워 보여서 그랬는지, 원장님이 나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한 마디와 그 눈빛이 따뜻했었다.


어떻게 하면 나를 좀 더 예쁘게 보이게 할까. 고민하면서 이 스타일, 저 스타일을 시도해 주시곤 했다.

우리는 줌마 특유의 job 스러운 수다들을 떨면서 서로에게 공감하고, 서로의 다른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워낙에 스타일링 능력이 뛰어난 분이라 현재는 우리 가족이 모두 원장님께 머리를 맡기고 있다. 심지어 타국에 사는 언니가 왔을 때도 원장님께 스타일을 의논하고, 언니 이미지에 딱 맞는 펌을 만들어 냈다.


그 사이에 나의 외모는 원장님의 '신의 손길'이 더해져 완성형에 수렴하고 있다.


미용실 입구에 들어서면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햇살과 온기처럼, 원장님의 따뜻한 눈길이 느껴지고, 의례 하는 예뻐졌다는 말에 나는 한껏 톤을 높여 더 예뻐지셨다고 멘트를 날리면서 서로 웃음을 터뜨린다. 이게 우리의 루틴이 되었다.


서로에게 예뻐졌다고 칭찬 세례를 퍼붓기도 하고, 못됐다고 놀리기도 하지만, 잠을 설친 날이면 여기 와서 머리를 할 때 종일 꾸벅꾸벅 조는 날이 다반사다. 그럴 정도로 여기 오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물론 헤어 드라이어의 백색소음도 한몫하지만.


미용실 손님과 원장이라는 관계로 시작되었지만, 내 주변에 머무는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는 걸 이 글로 알려주고 싶어서, 클리닉 과정 중간중간에 급하게 이걸 쓰고 있다.


지금 내 머리를 수습해 주고 계신 분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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