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129호
기다리는 행복
이 해 인
온 생애를 두고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입니다
겨울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처럼
나의 언어를 익혀
내 복된 삶의 즙을 짜겠습니다
밀물이 오면 썰물을
꽃이 지면 열매를
어둠이 구워내는
빛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나의 친구여
당신이 잃어버린 나를 만나러
더 이상 먼 곳을 헤매지 마십시오
내가 길들인 기다림의
일상 속에 머무는 나
때로는 눈물 흘리며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오랜 나날 상처받고도
죽지 않는 기다림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소임입니다
살다 보면 잘 풀리지 않는 때도 있습니다
순조롭다가도 알 수 없는 이유로 턱턱 막히기도 합니다
마냥 주저앉아 푸념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런 날들은 구름처럼 흘러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지나가 버릴 겁니다
항상 좋을 수는 없기에 항상 나쁠 수도 없습니다
나쁜 기억이 더 강렬해서 나에게만 더 모질 게 느껴진 탓입니다
터널만으로 구성된 인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체로 하늘을 볼 수 있는 구간이 더 깁니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앞 날은 풀지 않은 선물 같은 날들입니다
아직 모르기에 가슴 뛰는
아직 살아보지 않았기에 살아볼 만한
그렇다면 조금 불안해도 조금 두려워도 나의 소중한 날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좋았을 수도 아니 좋았을 수도 있었던 1년의 절반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툴러서 불만이기도 했지만
한 해의 절반 끝에 우리는 이렇게 마주하고 있습니다
존재만으로도 성공입니다
혹시 눈물이 눈에 가득 고여 있다면 나머지 절반의 시간을 아름답게 달려갈 기름이 될 것입니다
응원합니다
그대가 수고했으나 그만큼의 돌아오지 않은 웃음에 대하여
그대가 애태웠으나 그만큼의 돌아오지 않은 미소에 대하여
조금만 더 기다려 본다면
그대의 날은 분명 그대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음을 알아차릴 겁니다
쉿! 귀를 기울여 들어보세요
그대에게 은밀하게 다가오는 그대만을 위한 날들의 발자국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