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가서 정성껏 맞이하고 싶다
마중물이 사라졌다
펌프가 사라져서가 아니다
일상에서의 마중물이 종말을 선언했다
마중물은 머뭇거림
마중물은 느린호흡
펌프가 그리워서가 아니다
불편한 환경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아름다운 지혜
마중물은 여백
마중물은 여유
마중물은 정성
마중물은 관조
마음을 다해 누구를 맞이해 본 적이 있는지
두 눈을 바라보고
두 손을 마주잡고
기뻐 두근거리며 가슴을 열어 초대하는 귀한 풍경
마중하는 마음은 딱 마중물 만큼이면 그다음은 연이어 쏟아지는 폭포수
그것이 인색하여 우리는 더 큰 마음을 만나지 못해
허하다
허전하다
공허하다
마중을 나중으로 미루다가 결국 오리무중으로 간다
마중은 내게로 다가 오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가담하고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연결이 신속한 시대에 마중의 참의미가 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