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하는 것은 저의 못된 습관이에요
첫 눈이 내려요
반하기라도 작정하듯이 옆으로 흩날리며 뺨을 어루만져요
반하지도 않을 거라면 왜 오나요
첫 눈은 반하기로 마음 먹은 눈이니까
반하는 것은 두 번이 반복되어야 온전한 하나가 되는 거라
적어도 두 번은 강렬하게 내 안으로 들어오세요
어차피 두 번째는 기억하지 못하므로
첫 눈의 반은 거의 전부일지도 몰라요
온전한 하나를 반으로 나누어 만끽하는 이 기분은 사치일까요
첫 눈이 눈으로 들어와요
눈이 눈에 들어가는 순간
흐르는 눈물이 눈물인지 눈:물인지 몰라도 괜히 기뻐요
눈사람을 만들 눈은 아니지만 눈사람처럼 서서 오래 바라보고 싶은 눈이 지금 내려요
지금 내리는 눈을 보면서 두 눈이 생각나는 그가 반한 눈이에요
어서 그곳을 피해 이곳으로 오세요
그대와 나의 눈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