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안 됨

아무것도 아닌 것에 좋은

by 이숲오 eSOOPo
やくたたず

: 쓸모 없고 아무 도움이 안 되는 놈


축구 선수같이 생긴 미야케 쇼의 첫 장편 영화를 보았다


2010년도 영화인데 1960년대 같은 분위기를 품기고 친절하지 않은 서사에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처지에 빗겨가며 충실하다


하마구치 류스케의 초기작을 보는 듯하나 미장센과 스타일은 한 수 위다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내가 만약에 영화를 만든다면 류스케와 쇼 사이의 어디즈음에 위치할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포지셔닝 하자면 켈리 라이카트의 <퍼스트 카우>에 근접한


개인적으로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새벽의 모든>이 단연 으뜸으로 꼽는다


뜻대로 되지 않는 매일
너를 만나게 되어 다행이야


쇼의 작품은 왜이리 아늑하고 한적한지


그의 별명을 지어준다면 고즈넉 쇼라고 부르고 싶다


그는 독서광으로 진짜 독서광인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와 비평가 가라타니 고진의 저서들을 탐닉했다는데 나의 젊은 날 지적 공복감을 채워준 다카시와 고진을 좋아했다니 괜히 전우애가 솟는다


그런 열정의 예비 거장이 피가 가장 끓어오르는 시기에 찍은 영화를 보고나니 나의 처음마음을 돌아보게 된다


쓸모 없으며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 것들에 정성과 마음을 다했던 가난한 그 시절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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