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배가 항구를 떠나면 배꼽이 간지러울까
밤새 눈이 왔고 그새 누군가가 눈을 밟았고 차가 바퀴자국을 남겼고 눈은 녹으면서 다져졌고 흙과 섞여 눈은 더이상 눈이 아니게 되고 눈 색깔이 아니게 되고 낭만이 질척거리는 무엇으로 바뀌어 있고 하늘은 눈이 오던 하늘과 달라져 있고 바람도 그 때의 바람이 아니게 되고 구름도 그 때의 구름과 다른 모양으로 달라져 있고
이것이 올해의 첫번째 눈이었다면 얼마나 어중간한 기분이었을까
몰래 내린 눈 중에서 몇몇은 수줍어서 나무 아래로 길 어깨 너머로 골목의 좁은 그늘로 모여 웅크리고 있다
두 번째를 생각해 보는 건 어때
도시에서 설산을 볼 수 있어서
그곳에는 설인이 살고 있었으면
이따금 내려와 배드민턴도 치고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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