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의 여백

멈추지 말고 달리면서 살피라는

by 이숲오 eSOOPo

다음주 초청강연을 앞두고 세부내용보강차 지난

줌 강의영상을 모니터링하다가 아홉시간을 꼬박 넘겨 새벽 세시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리듬이 깨져 균형을 찾느라 반나절이 어지럽다


강의중에 나도 모르게 반복하는 표현이나 버릇된 제스처나 불필요한 반응들을 솎아내기 위함이다


집중하느라 그당시 놓친 청강자들의 표정을 본다


치명적인 실수나 그릇된 정보는 없으나 지나치게 진지하여 재미로 충분하게 환기시키지 못하거나 긴장과 이완의 안배가 조금 아쉽다는 정도의 인상


내용이 최대한 겹치거나 반복되지 않도록 한다

(유사해지는 것만큼 나자신이 한심한 것은 없다)


이미 설득하고 먹힌 도구들의 언어는 처분하고 낯선 장비의 언어로 바꾼다


강의자도 궁금해져야 강의가 탄력을 잃지않는다


과정이 뻔해지는 순간 뻔뻔한 강의가 된다


안전하고 익숙한 방식은 강의전 만나는 나쁜 유혹


완벽하게 이미지로 시뮬레이션한 후 설계도를 지운다


그 사이 1/3은 잊혀지고 그 부분을 당일 복원한다


복원은 처음의 상태가 아닌 지금의 상태를 말한다


열어두는 것이 강의를 싱싱하게 한다


여백을 가져야 강의가 유연하다


정해진 대본은 서로의 스텝을 배려하지 못하고


마스터베이션이나 웅변이나 유행지난 원맨쇼


한번 유혹한 언어를 두번 쓰면 바람둥이 강의


강의자가 내용에 익숙해서 표현이 자칫 노련해지면

수용자는 두 번 들을 가치를 살피고 낡음의 여부를 가늠한다


진짜는 동일하게 두번 존재하거나 일어나지 않는다


매번 지금이어서 그럴수 밖에 없음을 실감한다


그리고 깊은 이해의 영역을 생경한 이웃의 영역과 연결하여 스스로 불편한 시도를 즐긴다


그것이 이전보다 완성도가 빈약하더라도 그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