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Aug 27. 2022

나의 초능력들 35

국어사전 : 재미있게 읽어드려요

이전과 다르게 다루면 놀이가 된다


벽돌같이 두꺼운 국어사전이 책장에 꽂혀 있다. 한 번도 이것들을 한데 모아 집을 지어보겠다고 상상해 본 적은 없다. 딱딱한 목침으로 베오수를 즐긴 적은 있다. 꿈속에서 사전 속 활자들이 나비처럼 날아다니고 서로가 짝을 지어 소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잠에서 깨어 국어사전을 앞에 놓고 펼치며 가지고 놀 궁리를 해 보았다.


국어사전은 태생부터가 아이러니하다. 한국인이라면 우리말을 알기에 필요가 없을 것이고 외국인이라면 풀이가 우리말이라 필요 없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들은 한정적이다. 모르는 말은 잘 사용하지 않으며 설령 그런 말을 들었다 해도 상대에게 물으면 해결된다. 작가들이나 잊고 있던 단어를 찾아 문어체 문장을  위한 의도적 학습 목적이 아니고서야 사전을 펼쳐볼 일은 전무하다. 게다가 국어사전 오디오북은 더욱 쓰임새가 의심스러울 것이다. 그럼 이걸로 놀아보자. 세상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지 않는 책인 국어사전을 재미있게 읽어내 보기로 했다.


소리 내어 읽어보니 새롭게 다가온다.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활자가 살아있는 듯 생동감이 있다. 재미로 장난치듯 읽어본다는 것이 한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빠져든다. 뜻과 의미도 분명해지고 단어마다 딸린 예문들은 어감도 넣고 발연기도 곁들여 지루할 틈이 없다. 사전이 장난감이 되었다.


나의 초라한 능력은 국어사전을 가지고 노는 것이다. 이제부터 국어사전은 베는 기능에 장난감 기능이 더해져 다목적 기능을 탑재한 사물이 되었다.

지난 팟캐스트 팟빵에서 주최한 방송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콘텐츠를 아래에 첨부했습니다.
재미로 가볍게 들어주세요.

https://podbbang.page.link/vwh5FScfQJWYuVom6

이전 14화 나의 초능력들 34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