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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Feb 01. 2023

어쩌다, 시낭송 024

2월이 더 이상 移月되지 않도록

I       다시 둥근 해가 떴습니다


2월은 옮겨진 달.

1월의 새로운 각오들이 버티다가 밀려왔다.

2월은 이월된 달.

서둘러 정상화하라고 2월은 이토록 짧은가.

지난달 욕심부려 쌓아 둔 계획들은 어서 분리수거해서 3월이가 부담 갖지 않게 정리하자.

1월에 시작 못한 거라면 그건 하기 싫은 거다.

우선순위에서 두 번째는 늘 폐기되었다.

계획의 항목들은 늘 이런 심리에 기초했다.

그것을 하는 내 모습이 멋지고 아름다울 것이라 기대한다.

어쩌랴.

숙련되지 않은 것들은 고단한 노동의 다름 아님을.

그전에 뜨거워야 그 과정이 달콤한 고통이 됨을.

지금! 당장! 여기서!

하고 싶지 않은 (혹 하려 덤벼들지 않는) 것들은

천 년의 여유시간이 주어줘도 다른 일에 밀린다.

증명해 보자!

여행 가보고 싶은 나라를 떠올려보라.

왜 당신은 여태 가보지 못했나 묻는다면

돈이 없었다고

시간이 없었다고 말할 것이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조건과 환경이 당신의 희망을 가로막는 것 같지만

불편한 진실은 이것이 아닐까.

당신은 그 나라에 갈 절박한 이유를 아직 가지지 못한 탓이다.

WHY가 달리지 않은 질문들은

HOW에서 허덕이다 주저앉는다.

이걸 어떻게 해? 는 모든 행동력을 무력화한다.

왜 내가 하는 걸까? 는 무수한 불가능의 길들을 기꺼이 찾아 나서는 동기를 안겨줄 것이다.



II        새벽은 깜깜할까


가끔 이른 시간에 눈을 뜨기도 한다.

무엇을 읽으려 해도 불을 켜지 않고는 안된다.

사물이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움직임이 제약받는다.

왜 새벽은 어두울까.

어쩌면 애써 보지 말라는 것 아닐까.

한 번쯤은 눈을 감고 내면에 집중하라는 신의 충고 아닐까.

그곳에

고요가 있고

막막함이 있고

정처 없음이 있고

부질없음이 있으니

그곳을 유영하며 내면을 조율해 보라고.

다시 해가 떠올라

세상이 고스란히 형체를 드러내면

다시 나는 교만해지고 거만해지고 욕심부릴 것이다.

새벽이 없다면 나를 어디에서 세탁할 것인가.



III    매일 달에게 사퇴서를 제출한다네


https://youtube.com/watch?v=hgYsJuX4LOY&feature=shares

태양에게 바치는 이력서_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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