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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Feb 02. 2023

어쩌다, 시낭송 025

걱정이 전부인 날에는

I        걱정의 반대말이 뭐예요? 도대체!


어제는 온통 걱정으로 가득했어요.

하려는 일들이 거대한 나무에 가로막히게 되었죠.

벽이 아닌 나무 같아서 더 난감하고 슬펐습니다.

벽이었다면 전기톱으로 문이나 창이라도 낼 텐데 말이죠.

나무라서 뭐라고 나무라지를 못하겠어요.

나는 가능한 현실이라고 말하는데 세상은 불가능한 꿈이라고 말하네요.

상대를 설득하거나 나를 내려놓아야 해요.

절충이라는 것도 있겠네요.

가끔 퓨전은 신기하지만 현명한 맛은 아니에요.

양보라는 모습으로 한 발 물러나라고 하지만

치열한 고민 끝의 결과물들은 한 발 뒤에 늘 절벽이 있어서 절박해요.

관철되지 못하는 아이디어는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옳아요.

대체로 시의성에 민감해 금세 상한 맛으로 변질되니 아까워도 할 수 없죠.

아무튼 속상했어요.

참고서도 없으니 내가 낸 문제를 내가 감당해야겠죠.

그러다가 엉뚱한 생각으로 건너가요.

걱정을 하는 마음과 고민을 하는 마음은 무엇이 다를까.

걱정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걱정이 없는 상태는 살아있는 상태에서 가능할까.

세상 모든 사람들의 걱정을 다 모아서 벤 다이어그램에 넣으면 얼마나 서로가 겹칠까.

걱정의 여집합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몰라.

다른 생각을 하는 중에도 걱정은 다른 생각의 등에 업혀서 하루종일 따라다녔어요.

저를 위로하지는 마세요.

걱정을 업고 다닌 다른 생각들이 수고 많았죠. 모.


 


II        오리가 두 마리 걸어가는 것 같아요


오늘은 2월 2일입니다.

오리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나란히 걸어가네요.

2023년이 붙으면 그야말로 애니메이션입니다.

오토바이에 오리가 운전하고 뒷자리에 오리가 타고 연기를 뿜으며 역동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이에요.

아니면 말구요. 끙

오 리는 2km니까 퇴근하는 길에 버스정거장을 여유 있게 내려서 2천 보를 걸어가야겠어요.

오리 주둥이 입모양을 하고 오리 엉덩이 걸음으로 우아하게 걸어갈 거예요.

동네 부끄러워 오리 소리는 자제하겠습니다. 치




III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https://youtube.com/watch?v=DVUKlLLYPfE&feature=shares

걱정말아요 그대_전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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