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스코를 기리며
글을 쓰는 것은 기도하는 것과 같다.
펜을 들고 글을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면 나를 불러내 말을 걸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어서다.
그것이 에세이나 소설이 아닌 자기 계발서가 되더라도 이 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세상을 납득시키기 위해서 나를 먼저 이해시켜야 하는 필터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해의 1/12이 지나가고 있다.
제대로 그 세월의 탈 것에 올라탄 것인지 가는 것을 지켜만 보는 건지는 모르나 속도감은 가히 마하급이다.
활을 쏜 적은 없으나 매일 내 시위에서 튕겨나가는 화살을 지켜보는 것 같다.
속도도 놀랍거니와 방향과 과녁을 비껴가는 광경을 보는 것이 더 조급하다.
낭송을 하는 것도 글을 쓰고 기도를 하고 활을 쏘는 것과 궤를 같이 할 것이다.
이미 했다고 쉬 익숙해지지 않으며 반복이 된다고 급히 나아지지 않는다.
이토록 살아왔어도 올해의 1월은 낯설고 생경한 이방인이다.
안다고 아는 체해봐야 녹록한 표정을 내게 짓지 않는다.
그저 지루한 나날로 명명하지 않고 질리지 않는 걸음을 걸어가려면
어제 꺾었던 붓을 다시 청테이프로 붙이고 한 자 한 자 피를 짜내듯 써 내려가야 할 것이다.
마치 저주에 걸린 '어제의 글을 쓴 적이 있었던' 기억의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