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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Feb 05. 2023

어쩌다, 시낭송 028

브런치가 3행시 이벤트를 안 하는 이유

I      삼행시 재야의 고수들이여!


심심한데 브런치로 3행시를 지어보자.

브!

브런치로 시작하는 것은 안일하고 비겁하다.

기껏해야 브런치를 닝머신에서 쓰면 치명적이다, 정도로 마무리된다.

웃음도 감동도 어느 것 하나 건지지 못한다.

그렇다고 브를 브(부)러우세요?로 귀여운 척했다간 런을 넌으로 이어가야 하고

치는 콧방귀 뀌듯 치! 제가 머랬쪄요? 그럴 줄 알았다고요, 로 맺으며

그나마 겨우 있는 지인을 모조리 잃을 것이고 3행시를 하기 전의 상태가 그리워질 것이다.

브라질로 연다면 스펙터클한 스케일을 감당해야 하고

브리태니커에 의하면,으로 화두를 던지면 뇌는 굳어버릴 것이다.

브루베리 요거뜨를 좋아하는 꼬츠미남으로 시작하는 순간

다가까상 표절논란으로 나가리데쓰요일 것이다.

아무튼 브런치 각각의 운들은 신선한 단어를 떠올리기에 취약하고

애써 찾더라도 세 개의 문장을 환상적으로 이어나가기가 만만치 않다.

이렇게 척박한 조건에도 재야의 고수들은 존재할 터이니

그들의 3행시를 댓글로 만나보자.

어서 오라!

그리고 그대의 천재성과 재기 발랄함을 만천하에 고하라!



II    우리는 온통 그 마음을 시로 말하고 있잖아


보잘것없고 대단한 것이 없는 것을 시시하다고 하지.

시는 대단한데 좋은 것도 반복하니 시시해지네.

하잘 것 없고 만족스럽지 않을 때엔 시답잖다고 하지.

시답지 않은 것은 그야말로 하잘 것 없어지네.

마음에 차지 않고 못마땅하면 시큰둥하다고 하지.

마음이 시만큼 커지는 둥 마는 둥 하니까 못마땅하네.

멋지고 세련된 것을 시크하다고 하고

시처럼 비밀스러워서 시크릿이라고 부르나 봐.



III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


https://youtube.com/watch?v=aoKguDBZEjI&feature=shares

즐거운 편지_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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