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숲오 eSOOPo
Feb 04. 2023
I 블루 헌터
pm9:39
25도짜리 칵테일을 마시며 팝콘을 먹태소스에 찍어 먹는다.
커다란 스크린에는 검정치마가 흐르고
어느 화가가 쓴 숲 속의 시를 어두운 조명 아래서 듬성듬성 읽는다.
독일의 작은 도시 카셀에 가고 싶어졌다.
거기에는 여전히 알아차리기 어려운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겠지.
간간이 울리는 입구의 풍경소리는 바람이 아닌 낯선 이들이 떠미는 발자국이 낸다.
어쩌자고 그 많은 사랑들을 내팽개쳐 버린 것일까.
II 엔초비 스파게티
비로소 계묘년의 첫날이자 정월대보름 이브.
가장 커다란 동그라미를 상상한다.
내일밤에는 그것보다 더 큰 원이 탄생할 것이다.
III 차분하게 시어에 집중하면서
슬픔이 없는 십 오초_심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