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혹은 나만큼
처럼이라는 말이 참 좋다.
같이와 같이 비유적인 표현을 쓸 때의 처럼이 아닌
견주어 비슷하거나 같을 때 쓰는 부사격 조사일 경우다.
이때에는 나처럼이 나다움이 된다.
나처럼 글을 쓰려고 한다.
나에 가장 비슷하거나 글과 내가 같아지는 순간만을 기술하려고 한다.
내가 아닌 것들을 마치 나인 것처럼 과장하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글쓰기에서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나중에라도 내가 나의 글을 보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용도 되도록 지양하고 타인의 좋은 글귀도 비슷하게 흉내 내지 않는다.
내 것이 아직은 누추하고 빈약할지라도 나답고 나처럼 나만큼만 쓰려고 한다.
혹자는 충고할 것이다.
그러면 무슨 발전이 있느냐고.
글을 쓰는데 발전이 꼭 있어야 하냐라고 반문을 하기도 하겠지만 내 글의 허약하고 취약한 그 부위를 온전하게 스스로 진단해 개선할 수 있으려면 환부를 숨기지 않고 내놓아야 가능해서라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는 형태도 나의 리듬으로 변모해야 자연스럽고 유일무이해진다.
특히 나의 글쓰기는 나처럼 그리고 나만큼만 드러내고 쓰려고 애쓴 흔적에 기초한다.
모든 일도 글쓰기의 방식을 적용하고 싶다.
나를 드러내는 말도 나에 가깝게 말하고 나 아닌 것들을 지우고 나만큼만 보여주는 말하기를 하고 싶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원망하지 않을 수 있는 나처럼의 표현을 고스란히 드러낼 날이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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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_이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