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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Feb 26. 2023

어쩌다, 시낭송 049

녹용 아닌 논어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I   매일 공자 말씀을 꼭꼭 씹어요


작년에 시도했다가 절반에 멈추었던 논어 완독을 비로소 재도전하고 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하는 루틴의 항목으로 넣은 지 40 여 일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순항 중이다.

학이 편을 시작으로 위정 편, 팔일 편, 이인 편, 공야장 편을 지나 옹야 편에 접어들었다.

이전 시도와는 달리 읽기와 함께 필사하기와 의미 새기기를 병행한다.

속도는 더디지만 묵직한 맛은 더하다.

그 현란하고 시의성에 발맞춰진 자기 계발 서적보다 신선하고 세련된 신조어로 점철된 미래서적보다 진취적이다.

결코 고리타분한 옛이야기나 꼰대의 충고가 아니라는 것은 읽어갈수록 절감한다.

좀 더 거칠게 말하자면 세상의 모든 인문서와 교양서들은 논어의 주석에 불과하며 인용된 편집물에 다름 아니다.

가장 높은 산에 올라야 가장 멀리 가장 넓게 볼 수 있으리라.

무엇보다 독음하며 한 자씩 펜으로 써내려 가다 보면 이런 명상이 있을까

이런 수양이 있을까

새삼 느끼게 된다.

매일의  필사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

흐트러지는 글씨를 보며 하루의 영점을 맞추게 된다.

복잡한 획일수록 마음이 작동하고

단순한 글자일수록 몸이 정돈된다.

어쩌다 세계화 시대에 나는 이토록 거꾸로 가는가.

나의 고집스러운 이 노릇이 지름길은 아닐지라도 에움길은 분명하다고 믿는다.




II    어서 봄을 맞이하러 나가봐야겠어요


어디라도 달려 나가서 봄의 기운을 느껴야겠어요.

겨우내 꽃향기 한번 맡지 못했다고 이토록 가슴이 바삭하게 건조해지는지 마네킹이 된 기분입니다.

서둘러 맘 급하게 핀 꽃들을 들판에서 찾아 하나하나 코끝에 대고 심호흡을 할 요량입니다.

혹시라도 운이 좋아 산들바람이라도 분다면 거기에 등을 기대고 휘파람 불며 정처 없이 흘러갈래요.

그것이 스타벅스에 앉아 봄꽃이름을 이름표로 단 음료를 홀짝홀짝 마시며 창밖을 보고 봄노래를 듣는 것보다 봄을 맞이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말구요. 끙.




III


https://youtube.com/watch?v=i9pPq6aPlhc&feature=shares

한 잎의 여자_오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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