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Jun 26. 2023

출간 막바지

0379

새벽을 기점으로 본격 장마가 시작되었다.

강우의 정도는 츠카모토 신야의 '유월의 뱀'같다.

그래서인지 비가 많이 오면 카메라가 연상된다.


출간을 위한 마지막 진통 중이다.

편집마감일에 임박해 표 4 글이 도착했다.

미진한 글에 천군만마라는 엔진을 단 격이다.


책이 나올 때까지 보안을 위해 존함은 감추지만 손수 작성해 보내온 추천의 말을 간략히 소개하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낯선 소재를 가지고 올곧게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며 이야기를 묵직하게 엮어냈다는 게 높이 살만하다...(중략)... 한 가지 일에 온몸을 던지면 두루 통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는 말이 잘 들어맞는 작품일 것이다.

-OOO시인


....(중략) 세상살이를 그저 성실하게만 견뎌내고 있는 당신에게, 이 소설은 촉촉한 시적 삶이 무엇인지 안내해 줄 것이다.

-OOO미술사학자


이 소설을 쓴 작가는 분명 천재임에 틀림없다...(중략)... 이 소설의 미덕은 이야기 곳곳에 독자에게 전하는 삶과 꿈에 대한 역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비밀들이 보석처럼 숨겨져 있다는 점이다...(중략)... 자신의 일에 익숙해져 매너리즘에 빠진 이라면 필히 일독을 권한다.

-OOOKBS아나운서


기대하지 않고 한 번 읽어주십사 건넨 원고였는데 귀한 추천글까지 얹어 보내왔다. 무심코 던진 낚싯바늘에 흰 수염고래가 걸려든 형세다. 그것도 무려 세 분의 거물급 인사라 감사하고 죄송스럽다.


부디 과대포장된 독자현혹도서가 아니어야 할 텐데.

수많은 소설 중에서 나와 겹치는 화두는 없을 거라는 자부와 확신만으로 용기를 내본다.


마지막 페이지에 실릴 작가의 말을 퇴고했다.

진부한 형식과 인사를 최대한 줄였다.

소설의 부록도 소설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팩션(fact+fiction)을 넣었다.


소설이 이토록 어려운 글쓰기란 걸 미리 알았다면 안 썼을 것이다. 선 무당이 사람 잡았다.

첫 책은 인문서 같은 자기 계발서를 썼는데 두 번째 책은 자기 계발서 같은 소설을 썼다. 다음엔 시 같은 동화를 써볼까. 


쏟아지는 빗방울만큼 생각이 많은 아침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벽에 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