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숲오 eSOOPo
Jun 26. 2023
새벽을 기점으로 본격 장마가 시작되었다.
강우의 정도는 츠카모토 신야의 '유월의 뱀'같다.
그래서인지 비가 많이 오면 카메라가 연상된다.
출간을 위한 마지막 진통 중이다.
편집마감일에 임박해 표 4 글이 도착했다.
미진한 글에 천군만마라는 엔진을 단 격이다.
책이 나올 때까지 보안을 위해 존함은 감추지만 손수 작성해 보내온 추천의 말을 간략히 소개하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낯선 소재를 가지고 올곧게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며 이야기를 묵직하게 엮어냈다는 게 높이 살만하다...(중략)... 한 가지 일에 온몸을 던지면 두루 통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는 말이 잘 들어맞는 작품일 것이다.
-OOO시인
....(중략) 세상살이를 그저 성실하게만 견뎌내고 있는 당신에게, 이 소설은 촉촉한 시적 삶이 무엇인지 안내해 줄 것이다.
-OOO미술사학자
이 소설을 쓴 작가는 분명 천재임에 틀림없다...(중략)... 이 소설의 미덕은 이야기 곳곳에 독자에게 전하는 삶과 꿈에 대한 역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비밀들이 보석처럼 숨겨져 있다는 점이다...(중략)... 자신의 일에 익숙해져 매너리즘에 빠진 이라면 필히 일독을 권한다.
-OOOKBS아나운서
기대하지 않고 한 번 읽어주십사 건넨 원고였는데 귀한 추천글까지 얹어 보내왔다. 무심코 던진 낚싯바늘에 흰 수염고래가 걸려든 형세다. 그것도 무려 세 분의 거물급 인사라 감사하고 죄송스럽다.
부디 과대포장된 독자현혹도서가 아니어야 할 텐데.
수많은 소설 중에서 나와 겹치는 화두는 없을 거라는 자부와 확신만으로 용기를 내본다.
마지막 페이지에 실릴 작가의 말을 퇴고했다.
진부한 형식과 인사를 최대한 줄였다.
소설의 부록도 소설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팩션(fact+fiction)을 넣었다.
소설이 이토록 어려운 글쓰기란 걸 미리 알았다면 안 썼을 것이다. 선 무당이 사람 잡았다.
첫 책은 인문서 같은 자기 계발서를 썼는데 두 번째 책은 자기 계발서 같은 소설을 썼다. 다음엔 시 같은 동화를 써볼까.
쏟아지는 빗방울만큼 생각이 많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