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숲오 eSOOPo
Jul 16. 2023
인터넷쇼핑사이트보다 인터넷서점 구경을 즐긴다.
맘에 드는 책들을 카트에 담아놓기만 해도 이미 읽은 것 같은 지적 포만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인터넷서점을 둘러보다 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그중 눈에 띄는 게 기존의 형태와 다른 책값이다.
16,700원짜리 책들이 보인다.
왜 이렇듯 장난스러운 가격표를 달게 되었을까.
책은 두껍다고 비싸야 하고 얇다고 저렴해야 한다는 규칙이 정해져 있지 않다.
출판사의 재량이다.
예전에는 만원, 만 오천 원 같이 딱 떨어지는 정가들이 많았다.
인터넷서점들이 도서구매의 절대적 판매창구로 급성장하면서 배송비와 무료배송 하한선이 출판사들의 책값책정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무료배송의 기준이 만 원인 시절에는 12,000원 정가의 책들이 즐비했다.
소비자입장에서는 10,000원짜리 책 보다 12,000원짜리 책구매가 이득이기 때문이다.
10,000원 도서의 경우
9,000(10% 할인적용)+2,000(배송료)
=11,000원(실질구매가격)
12,000원 도서의 경우
10,800(10% 할인적용)+0(배송료)
=10,800원(실질구매가격)
※단, 1권만 구매 시에 한함
올 2월부터 순차적으로 예스 24, 알라딘, 교보문고 인터넷서점 등은 무료배송 적용 최저금액을 15,000원으로, 배송료를 2,500원으로 인상적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할인혜택을 받으면서 배송비적용이 되는 책값이 최저 16,700원에서 구매심리저항선이 형성된다.
책값을 저렴하게 13,000원 책정해도 구매자는 14,200원으로 구매하니 실질 책값은 15,780원짜리 책을 산 듯한 체감을 한다.
차라리 16,700원으로 책정했다면 15,030원으로 구매하며 무료배송의 만족감으로 구매저항력을 낮출 수 있다.
불황속의 출판사는 3,700원의 수익 차를 양질의 책을 출판하는데 투자할 여력을 가지고 소비자는 불과 830원의 추가부담은 있으나 배송료라는 심리적 저항을 걷어낼 수 있다.
/반박에 대한 미리 답변/
맞다. 2권 사면 문제없다.
그렇다. 오프라인 서점 가면 1권도 문제없다.
당신은 천재다. 도서관서 빌려보면 아무 문제없다.
부끄럽다. 배송업체도 먹고살아야지라고 말하면.
숨고 싶다. 오늘 쓸 글감이 없어서 그런 거냐면.
도망가고 싶다. 이젠 글과 그림도 딱딱 못 맞추냐고 그러시면. (내겐 책이 마음에 먹이는 고기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