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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Mar 14. 2024

원주율 데이

0641

화이트데이보다 파이데이가 더 끌린다.


둘 다 글쓰기와 연결해 보면 지극히 납득 갈 것이다.


오늘만큼은 자신의 글쓰기 생활을 돌아보기에 최적임을 이 두 가지 데이는 자상하게 보여주고 있다.


글을 쓰려고 백지 앞에 앉으면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것을 온전히 실감하는 날이기에 화이트데이는 작가의 처지에 부합되는 날이다.


글문이 막힌 작가의 딱한 모양새를 꼬집은 것이니 부정적이다.


그에 반해 가끔씩은 글 쓸 때마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문장과 상상이 일정한 패턴을 가지지 않고 들이닥치니 이는 원주율의 소수점아래 무수한 수열과 닮아 작가가 꿈꾸는 세계에 가까운 날이 파이 데이다.


파이처럼 멈출 수 없는 필력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원주율=원의 둘레÷원의 지름
글주율=글의 주변÷글의 통찰


세상에 없을 글주율을 만들어 본다.


말주변처럼 글주변을 통찰력으로 주위에 나누는 능력과 비율을 글주율이라 부르고 싶다.


나누면 나눌수록 번성하는 글주율을 가지고 작가의 능력을 간접 판단할 수 있다면 재미있겠다.


베스트셀러와는 다른 가치의 기준.


그렇다면 나는 어느 정도의 글주율을 보유한 작가인가.


자기만족에 그쳐 차마 나누지 못하는 통찰과 규모의 빈곤을 소유한 작가는 아닌지 아찔하다.


더 많이 글을 풀어놓을수록 책임이 생기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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