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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May 30. 2024

반대가 쓸모

0718

귀가 옆에 달려 있어서 옆에서 말하면 잘 들릴 것 같지만 서로 마주 보고 말하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


듣는 것은 보는 것의 신세를 지면 잘 들리고

보는 것도 말하는 것의 도움을 받으면 더 잘 보인다.


이렇듯 주요 감각에 보조 감각이 곁들여져 그 기능을 극대화하는 것은 비단 신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넘어지지 않고 걷는 것도 발만의 문제가 아니듯.


가끔 지치고 흔들리는 때에 소홀해서 나와 연결이 끊어진 외부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진짜는 반대쪽에 웅크리고 있다



말이 매끄럽지 않을 때에는 낡고 소진된 단어들을 교환하러 책을 펼친다.


논리적이지 못하면 시집을 펼치고

상상력이 느슨하면 경제학서를 읽는다.


길을 잃으면 고전을 뒤적이고

사랑을 잃으면 철학책을 정독한다.


가장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을 때에는 무용을 관람하고 가장 일상이 즐거울 때 여행을 떠난다.


세상은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모든 어린이들만 만나는 게 아니라 반대편의 이야기도 만나고 쓸모없는 것들도 만나고 결국 이것들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연결이 되어 나를 변화시킨다.


때로는 갈등이 예술이다.

때로는 반대쪽에 키가 있다.


오늘도 여기가 막혀 저기로 달려간다.


여기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여기를 제대로 지나가기 위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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