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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un 08. 2024

일상 속 퍼즐

0727

욕실의 타일에 맨발을 대니 발끝과 타일경계선이 일치한다.


두 발을 나란히 올려놓으니 타일 한 칸이 딱 맞게 채워진다.


무심코 의미 없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있다.


정확히 일곱 뼘으로 떨어지는 책상에 앉아

왼쪽 엄지손가락 길이만 한 고무지우개로

낙동강의 받침을 남겨두고 지우니 한글자음ㄱㅇㅇ이 숫자 700으로 고쳐 보인.


낙동강과 700의 연관을 찾고 싶어 진다.


아니나 다를까 낙동강은 700리란다.

(사실 낙동강의 길이는 510km이니 700을 리로 해 환산해 275km에 불과하지만 흔히들 낙동강 700리라고 부르고 있다)



우연이 아니면 필연으로라도 연결 짓고 싶은 심리 탓일까.


하나가 맞으면 추후의 일치된 우연들은 필연이 되고 운명이 되고 믿음이 된다.


이 같은 현상은 보이는 사물에서도 발견되지만 보이지 않는 생각에서도 문장으로 혹은 이미지로 나타난다.


순간 나타났다 사라지기에 이를 가둘 것인가 가게 둘 것인가가 관건이다.


글쓰기는 둘의 딜레마에서 고뇌하는 놀이이다.


가둘 것인가
가게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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