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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ul 31. 2024

7월의 안녕

0780

7월의 성능을 다했다.


제 기능을 아낌없이 완수하고 뒤도 보지 않고 떠날 기세다.


엄청난 폭포수 같은 나날의 연속이었다가 일기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씨 변덕이 잦았다.


장마인지 스콜인지 제 정체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제멋대로 굴어 7월이 애인이라면 이별의 빌미가 충분했다.


어디를 가나 습식사우나를 무료로 즐길 수 있었다.


수시로 내리는 비는 우산 분실을 적극적으로 불가능케 해 불필요한 가계지출을 막는데 일조했다.


7월은 현란한 하늘을 자주 연출했고 구름의 역동을 유감없이 구현해 여느 달보다 브런치 대문을 다채롭게 자연을 담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것은 7월의 투정일 수도 있고 고백일 수도 있다.


경고장과 편지는 예고 없이 내게 날아오는 것이므로  두려운 것과 가슴 뛰는 것을 혼돈하지 않기로 한다.


7월은 '안녕'이라고 하는데 지긋지긋한 시간을 마쳐서 반갑다는 뜻인지 다시 던져질 시간들을 차분히 기다리며 기대하라는 말인지 헷갈린다.


미운 정이 든 7월이 떠나고 나면 여름 내 잔뼈 굵은 어깨가 장마전선 같은 8월이 전격 등장할 것이다.


7월보다 무겁게 처신하면서
여름의 진수를 제대로 맛보게 하며 습자지보다 얇은 가을을 그리워하겠지


그래도 7월이 있어서 한 해가 추억스럽다.


7월의 강렬했던 순간이 남다르고 8월의 우연스런 진실과 만나고 싶은 그대를 북토크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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