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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Sep 27. 2024

우주적 용기

0838

부질없는 일들이 떨어져 나가는 소멸이 달갑다


한통의 메시지가 오지 않는 하루가 결고 외롭지 않다


나를 그리워하는 이가 아닌 나를 필요로 하는 이가 사라지는 것이니 슬퍼할 까닭이 없다


사회적 지위는 쓸모의 판단에 준한다


어쩌면 좋으랴


나는 쓸모 있는 인간이 되려고 탄생하지 않았다


쓸데 있는 그때부터 인간은 고통스러워진다


세상은 존재가 이미 쓸모를 뛰어넘는다는 당연한 전제를 잊은 지 오래됐다


더 낮은 단계에서 노심초사하는 어리석음에 갇혀 있다



너무들 진지하니 휘어진 곡선이 직선으로 보인다


모두가 달리면 멈추어 서있는 자가 불안해진다


이때 더 정지하려는 에너지는 그저 멈춘다고 멈춰지지 않는다


반대편으로 강하게 달려가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를 '우주적 용기'라고 부르자.


용기勇氣는 용기容器 같아서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인 가치를 담아내야 한다


용기는 한때의 점點이 아닌 연속의 선線이다


수용하는 선택은 지구적 용기이고

거부하는 선택은 우주적 용기이다


지구를 견디려면 우주만하게 살아야 겨우 버틴다


쓸모에 연연한다면 달moon만한 각오면 된다

쓸모에 부합하려면 해sun만한 계획이면 된다


그것을 초월하면 더 큰 가치인 존재에 맞닿게 된다


우리는 가끔씩 지폐 한장보다 동전 무더기를 탐하는 순수한 아이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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