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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Oct 12. 2024

주말 잠꼬대

0853

닿지 못해 애태우다 자책하다 주저앉아 울기도 해


어느 날이 어느 날에 기대 숨 쉬다가 숨어 버리고는


가장 구슬프고 처량한 가락으로 자신을 달래 보네


어차피 그곳은 나에게서 없었고 나로부터 있었으니


존재를 뒤적일 게 아니라 욕망을 다그쳐 물을 일


한 마디가 절박했어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잠시 다녀온다는 것이 이렇게 길게 사라질 줄이야


사이에서 공백은 빈칸일 뿐 채울 수 있는 건 없어서


마분지와 신문지를 구겨 넣어 보지만 더 간격이 벌어지고 어쩔 수 없이 나마저 밀어 넣어 보지만 더 벌어진 간격은 그대로 두는 것도 채우는 방법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아차리고



그리운 것과 부러운 것을 혼동하지 않기로 다짐해


모든 착각은 입꼬리에서 들통나고 눈꼬리에서 증명되니 퇴화된 꼬리뼈를 수시로 확인해야 할거야


꼴이 말이 아니라고 할 때에는 꼬리를 살피란 거야


어제는 괜히 부풀었던 가슴이 스스로 민망했지


나만 봉긋해서는 소용없지 세상이 함께 솟아야 해


이불 밖이 위험하대서 이불을 뒤집어 덮으니 내 안이 위험천만이 되었어 이불은 위험의 스위치인가


당분간 원고지가 불티나게 팔리겠군 김연아가 메달을 딴 때처럼 전 국민이 스케이트 신발에 잉크를 묻혀 우아하게 글을 쓰겠네 작가만큼 무해한 직업이 어디 있어 자신만 해치고 망하는


그제는 태국 어제는 동독 오늘은 동경에 가볼까


다시 시작하고 싶어 처음부터 다시



#덧말

오늘은 월간 북토크 10월호 신청 마감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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