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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25. 2024

올라 나비다

0927

안녕 크리스마스!


1년 중에서 눈과 가장 잘 어울리는 날


그러나 작년과 달리 구름 없이 청명한


늦가을 어느 평범한 날과 다르지 않은


내 방의 콘센트가 꺼져있는지 봐주라


어제의 들뜬 마음이 여전히 고여 있는


소풍날보다 소풍 전날이 더 설레듯이


날도 삶도 어느 정도 거리가 아름답다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일들을 몰라서


아무나 흉내내고 안도하지는 말아야지


나란히 걷는 연인의 정수리가 다정하다


한적한 곳에서 맛난 이야기를 나눠먹어요


밤새 그대 위해 지은 시를 스테이크 대신


썰어서 한 입 한 모금 슬쩍 넣어드릴게요


이따금 걸리는 건 고통과 번뇌의 가시들


다시 되짚어보니 시간이 공간을 하대한듯


매일 앞으로만 걷는데도 원운동을 하고 있다


아몬드브리즈를 넣은 에스뿌레소를 마시고


아라비안나이트에서 영감받아 만든 영국영화를 보고 퇴계로2가를 걸어야겠다


2024년의 마지막 수요일은 루나가 있는 날도 아니고 문화가 있는 날도 아니다 인파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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