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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24. 2024

공모전 도전

0926

프랑스 요가 수업


세상에는 공룡배꼽같이 있을 것 같으나 존재하지 않는 것도 있고 너의 맑은 미소같이 없을 것 같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있다


무수하다와 아무렇지도 않다를 겹쳐서 생각해 본다


미뤄둔 숙제를 하기 위해 성탄절 이브에 문학상 공모전에 용기를 내 보았다


불 보듯 뻔한 결과일 테지만 불구경이 하고 싶어서


바위에 계란을 던져본다 흠집도 나지 않겠지만 계란을 파지하는 촉감을 새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게다가 바위에 닿자마자 터지는 순간이 통쾌하다


내게 시를 쓰는 시간은 프랑스 요가를 하는 것처럼 흘러간다


잘못된 언어의 움직임을 조금씩 반복하며 자세를 고쳐나간 것 같다


더 낡아지지 않기 위하여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이다


결절의 감수성


이미 잃은 것들에게서 감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삶의 총합을 저만치 밀어두고 놓친 순간들은 모두 죽음의 시간들이다


때늦은 분류를 하면서 여러 증후들을 마주한다


이 관찰의 보고서를 정리해 보니 한 편의 시가 된다


4번째 시목록으로 넣고 나니 목이 뻐근해진다


곳곳에 피어난 흉터들에 꽃말을 달아주니 시에서 향기나 나는 것 같다


부끄럽게 지어낸 것들은 이렇게 미련투성이다


미련해서 미련이 남아도 어쩔 수 없다 곰탱이니까


사실 산다는 게 손가락을 말아서 그 사이로 태양을 보는 것 아닌가 그건 또다시 문학을 한다는 것이고


태양을 지우는 것도 아니고 손가락을 자르는 것도 아니니 시를 쓰는 것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 움직임


무모해서 더 신나는 세밑 놀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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