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해야

by 김도영

기껏해야 / 김도영


내 생애 날으는 시간은 고작 이삼일
오로지 불빛 따라 날으는 시간
짧아도 너무 짧은 시간
그 시간에 볼 것은 다 본다.

나보다 엄청나게 큰 물체들이
웃다 울다 화내다 싸우다 놀다 자다 고민하다
갖가지 모습으로 살아간다.

저들은 날지를 못한다.
그래도 무언가 타고는 나보다 빨리 간다.
어디로 저리 급히 가나.
다들 바쁘다.
저들도 불빛 따라가는 걸까?
그 불빛에는 무엇이 있길래.

그 불빛에는 돈이라는 물체가 있구나
그 힘이 그토록 강하단 말인가?

나의 불빛은 그런 것이 없다.
난 그저 밝은 곳을 찾아 날으는 것뿐이다.
그러다 짧은 시간이 지나면
사르르 사라진다.
흔적도 없이.

오늘 마지막 비행을 한다.
밝음이여! 자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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