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지친 당신에게 / 김도영
바빴지요, 어엿쁜 모습 부드러운 손
늘씬한 몸매에 꾀꼬리 같던 목소리
생머리 휘날리며 줄지어 따르던 벌들
그러다 뭔가에 꽂혀 맺어진 인연
달콤한 시절도 있었지요
덕분에 만들어진 작품도 있지요
흐르고 흘러 부대끼며
사진 속의 모습은 어데로 가고
목소리 마저 변하는구려
젊었을 적에는 몰랐다오
다 웃어 넘기던 일들이
이제는 힘들어 지는구려
지친다오, 오늘은 그저 아무 생각없이
그 시절 그 까페에 앉아
커피 한 잔 하고프요
그러다 생각나는 그 사람 불러내어
소맥 한 잔 나누고프요
추억 한 접시 시켜 놓고
그 사람과 안주 한 접시 비우고프요
그 사람은 어디 갔소
기억이 포맷 되었다오
그냥 휴지통에 쌓아둘 걸
그럼 복원이라도 할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