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야금 / 김도영
생긴 건 똑같은데 풍기는 소리
각각이 다르네
저마다 한 소리씩 펼쳐지면
하나둘 깊은 가락 사무쳐 밀려오네
가녀린 듯 몰아치듯
깊은 호흡 멈추는 듯
어르고 달래는 듯
세찬 바람 되었다가
산들바람 되었다가
촉촉한 가을비로 왔다가
거센 폭우로 들이대다
나비들이 춤을 추고
매조차도 졸게 만드는
너는 누구이더냐
승무같이 너울대다 세차게 튕겨내는
현란한 손의 악보는
끌다 못해 파고들며 혼마저 가져가나
인간 오욕 들어내어 하나하나 씻어주고
인간 칠 정 뚜껑 열어 하나하나 감싸주니
너의 고귀한 소리
가슴 깊이 담아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