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의 편지

#시

by 김도영

백일홍의 편지 / 김도영


오늘도 뜰에는 백일홍 가족들
저마다 곱게 화장하고
떠나는 여름 마중하며
찾아오는 가을 손님 소식 실은
바람을 맞이한다.

살랑살랑 바람을 잡고 묻는다.
내 님은 언제 오니
내 편지 좀 전해줘
내가 가면서 만나면 전해 줄게
바람은 부지런히 또 떠난다.

어느새 편지 받은 고추잠자리
큰 눈으로 편지 보낸 짝을 찾아
입맞춤한다.
살랑살랑 서로 어우러져
주고받는 밀어
짧은 만남 뒤로하고 떠난다.

옆의 동생 홍순이 언니 홍숙이에게 묻는다.
무슨 말 했어?
응, 내가 예쁘데.
칫... 내가 더 예쁜데

옆에 있는 홍돌이, 홍식이, 홍뿐이 모두
까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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