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래의 과거
김도영
하늘과 손잡고 구름 베개 삼던 큰 바위였다.
동장군 틈새 비집고 날 선 얼음 키우더니
몸뚱이 갈라지게 하고 바람은 어깨 밀쳐내어
삐걱삐그덕.
세월은 조금씩 내 몸 부수더니
폭풍우 들이대며 그대로 구르게 만든다.
대지의 주름 사이로 구르고 굴러 잘게 잘게 부서진다.
어느새 적은 비 손님 오면 따라나서 가는 곳
온 세상 찌꺼기들 모두 모두 받아주는 바다에 이른다.
이미 와 있는 동료들 쉴 새 없는 파도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니 잘게 잘게 가루가 되어간다.
내 이름은 모래다.
한때는 정상에서 너희를 굽어보던 나였다.
이젠 이름조차 바뀐 모습이 되었다.
그래 모래로 살자.
이젠 저 대양을 보며 새롭게 살자.
나는 모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