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방문
책놀이 공간 '따띠' 프로젝트는 75평 규모의 창고 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분관으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이다. 기존에 무산 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가 있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13-18세의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에 센터 옆의 창고를 북까페 켬 교육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하였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문화로 행복한 공간 만들기' 사업에 지원하였고, 최종적으로 여섯 개의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강원도 양양으로 첫 답사를 가는 날은 눈이 하얗게 내리던 11월의 어느 하루였다. 회색의 평탄한 도시를 벗어나 강원도에 접어들자 굽이치는 도로를 따라 설경이 펼쳐졌다. 위험한 도로 사정과 추위는 잠시 잊은 채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도착해서 만난 건물은 짐작대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25년 된 낡은 RC조의 창고는 당연히 기본 단열조차 되지 않은 건물이었고, 증축된 2층은 샌드위치 패널로 조악하게 지어져 있었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 단열, 방수, 냉난방, 창호 등의 공사를 모두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건물은 북향 건물이었고, 남측은 가설창고로 완전히 막혀 있었다.
개략적인 실측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재단의 담당자인 법성 스님과 이야기를 나눈 뒤 숙제를 가득 안고 돌아왔다. 인테리어 공사를 위한 정도의 예산으로, 구조체를 제외한 모든 건축 공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압박이 제일 크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니 마감재 하나도 세심히 다루어줘야 하는데, 고민이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