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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 Jan 25. 2019

책놀이공간 '따띠' #02

워크숍

실제로 공간을 사용할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다시 강원도로 향했다. 설계에 들어가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각자가 기대하는 공간을 한번 그려보라고 하고, 그림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아이들이 그려낸 아이디어들은 너무나 현실적이기도 하고 때로 터무니없기도 했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실마리를 품고 있었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소파, 장기자랑을 할 수 있는 무대, 마음껏 낙서를 할 수 있는 벽 등등, 아이들의 바람을 모두 다 반영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노력하자는 것이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본자세이다.  



아이들의 요구사항 중에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는 반드시 남녀 화장실을 구분해 달라는 것! 남녀 칠 세 부동석이라나 뭐라나. 또 하나 놀랐던 것은 여자 화장실에 화장대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인데, 확실히 시대가 바뀌긴 했나 보다. 





아이들의 이야기와 센터의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설계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두 번째 워크숍을 진행했다. 두 번째 워크숍은 아이들과 함께 현재의 창고 공간에 새롭게 만들어질 공간을 실제 크기로 그려보기로 했다.



마스킹 테이프로 바닥에 공간을 그리고, 각각의 공간에 들어가 크기를 가늠해 본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1:1의 공간감을 느껴보고, 상상력을 한껏 발휘해 보기도 한다. 실제로 그려보니 '크네요', '작네요' 하는 의견도 나오고, 상상 속의 무대에 올라가 공연을 하는 놀이도 해본다. 이 모든 과정의 의의는 아이들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간다는 능동적 감각을 가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마지막 워크숍은 '인디언 텐트 만들기' 놀이를 했다. 새로 들어갈 공간에 자신들이 직접 만든 물건을 가지고 입주하면 좋겠다고 생각에서였다. 작지만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 보는 의미도 있다. 집이 완공되면, 그 안에서 1박 2일 캠프를 여는 야심 찬 계획도 함께 세워보았다. 함께 만든 인디언 텐트 안에 쏙 들어가 밤새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면 신날 테다.



아이들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감각을 기억하길, 그 기쁨을 평생토록 누리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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