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 및 공간계획
'책놀이 공간 따띠' 프로젝트의 메인 콘셉트는 '집'이 되었다. 아동센터의 80% 이상의 아이들은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로 대부분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양양에는 청소년들이 갈만한 문화공간이 전무했다.
그런 아이들에게 집과 같이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숨을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집을 연상시키는 창가 공간과 다락방을 만들어주고, 바닥에서 마음껏 뒹굴 수 있도록 바닥 난방을 하기로 했다.
주요 공간 프로그램으로는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놀 수도 있는 북까페를 만들기로 했다.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실로 구획하기보다는 크게 오픈된 형식으로 플랜을 짰다. 북까페의 왼쪽에는 무대 공간을 두어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오른쪽엔 북까페와 연계한 바를 두어 아이들의 특활 활동인 바리스타 수업 등을 할 수 있게 했다. 아이들에게 저녁을 제공하는 센터의 기능을 고려해 별도의 조리실을 계획하고, 그것을 바를 통해 카페로 이어지게 동선을 구성해 배식과 퇴식이 원활히 이루어지게 했다. 이런 공간 구성 덕분에 북카페는 작은 도서관이기도 하고, 카페이자 식당이 되기도 하고, 때로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다시 아이들의 공부방으로 돌아왔다.
안쪽의 ㄴ자로 꺾인 공간에는 소규모 그룹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실을 두고, 그 일부를 2단 다락으로 구성했다. 일종의 아지트 공간인데, 역시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되었다.
제한된 예산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여야 했기에, 경량철골조로 된 2층 공간은 사무실, 수면실, 프로그램실 등의 기능실을 재배치하는 것으로 계획을 단순하게 마무리했다. 주공간이 1층이 되고, 2층 공간은 일종의 지원실이 되는 셈이다.
계획을 끝내고 공사를 하기 위한 실시설계 도면을 작성한다. 기계, 전기 등의 협력 설계 업체가 붙고, 재료, 디테일, 공법 등의 상세 사항을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실시설계 도면이 완료되면 이를 견적 업체에 보내 공사 금액을 산출하고, 예산에 맞추기 위한 힘 된 겨루기를 하고 나면 비로소 설계과정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