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루틴은 안녕하십니까?

루틴의 힘

by VOKA

20대 초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아침잠이 모자라 5분만 더 10분만 더 하던 때가 엊그제 같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되었고, 한 직장에서 23년을 보내며 5분씩 줄어든 잠이 어느덧 새벽 4시면 초롱초롱 한 눈으로 기상하는 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근래 여러 책을 읽고 있지만 그중 『작가의 루틴: 소설 쓰는 하루 』를 읽던 중 여러 작가님의 루틴을 보며 문득 내 루틴을 살펴본다.


4시 전 기상, 아침 식사,

1시간 독서 또는 자기 계발에 필요한 학습,

7시 전 회사도착, 아메리카노 한잔과 옥상 산책.


출근 시간은 9시이지만 항상 2~3시간 전에 출근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그러다 보니 9시 출근 시간인데 5분 전이나 1분 전 아슬아슬하게 출근하는 직원들을 보면 이해 안 간다는 생각보다는 스릴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가끔 시도하지만 그래도 8시 전에 오게 된다.


이건 아마도 내 성격 문제인 것 같다.


일 년 365일 중 명절이나 출장을 제외하면 거의 일정 루틴으로 시작하는 생활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럼 이런 수십 년 쌓아온 루틴이 가져온 영향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1. 야근으로부터 면제부

남들보다 2~3시간을 먼저 나오다 보니 아직까지 야근을 강요(?)하는 회사로선 압박 카드를 내밀 수 없었게 되었다. 아울러 '성실한 놈'이라는 해시태그가 붙게 되어 성과 평가 시 +10%의 가산점을 받고 들어간다.


중요한 건 성과 지만...


2. 잡 스킬 장착

말이 잡 스킬이라지만 새벽에 내가 해왔던 자기 계발은 짧게는 일별, 길게는 연별로 주제를 바꿔가며 심화 학습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다방면의 취미생활도 생기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게 되었다. 덕분에 회사에서는 '잡부'라는 숨겨진 해시태그가 붙어 회사 홍보영상은 물론 작년엔 인력 부족으로 제품 브로셔도 만들어 주었다.


역시 티가 안 난다.


3. 멀티 플레이어

참 많은 취미생활을 가져왔었다. 예술, 스포츠, 문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다 보니 그로 인한 인맥도 생기게 되었고 모든 취미생활을 생계와 연과 지어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결정적으로 도전 정신의 결여로 그 길을 선택하지 못함에 취미로 남았지만 결론 적으론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력가'라는 해시태그가 붙어 참 다양한 업무를 도맡아 해왔다.


나중엔 회계업무도 맡게 될까 무섭다.




그렇게 20년이 넘게 한 직장에 다니며 다방면으로 성장해 온 것처럼 보였으나 정신적 성장이 결여되어 한 없이 추락하는 나를 보게 된다.


다행히도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빈 곳을 채울 수 있었고 지금도 채워 나가고 있다. 이후 독서는 필수가 되었고 지금은 그동안 만들어온 나의 가제트 팔과 인공지능화 돼 가는 정신력으로 새 삶을 설계해 가고 있다.


결국 이 십여 년 간 만들어온 루틴은 지금의 내 모습이고 앞으로 나가야 할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지금 당신의 루틴은 안녕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