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곁에서 자꾸 질문을 던진다> 김소연 詩
누구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살아간다.
'점심은 뭐 먹지?'라는 일상적인 질문부터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까지.
던져지는 질문들은 다양하고,
가볍기도 하며 때로는 깊고 무겁기도 할 것이다.
나 또한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살아왔다.
'내가 좋아하는 건 뭘까?'
'지금 이대로 가는 게 맞는 걸까?'
끊임없이 묻고, 답 하고,
때로는 답을 유예한 채,
질문에 따라 답을 선택하며 살아왔다.
사람마다 던지는 질문들은 다양하고
질문에 대한 답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내놓는 '모범답안'에 따라 비슷한 선택을 반복한다면 우리는 과연 '나'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김소연 시인의 「누군가 곁에서 자꾸 질문을 던진다」를 읽으며 다른 사람과 똑같은 길을 가던 수동적인 내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다른 삶을 '선택'했던 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김소연
살구나무 아래 농익은 살구가 떨어져 뒹굴듯이
내가 서 있는 자리에
너무 많은 질문들이 도착해 있다
다른 꽃이 피었던 자리에서 피는 꽃
다른 사람이 죽었던 자리에서 사는 한가족
몇 사람을 더 견디려고 몇 사람이 되어 살아간다
우리는 같은 사람을 나누어 가진 적이 있다
같은 슬픔을 자주 그리워한다
내가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마다
나를 당신이라고 믿었던 적도 있었다
지난 연인들이 자꾸 나타나
자기 이야기를 겹쳐 쓰려할 때마다
우리는 같은 사람이 되어간다
당신은 알라의 얼굴에서
예수의 표정이 묻어 나는 걸 보았다고 했다
내 걸음걸이에서 이제는
당신이 묻어 나오는 걸 아느냐고
당신에게 물어보았다
우리는
두 개의 바다가 만나는 해안에
도착해 있다
늙은 아기가 햇볕에 나와 앉아 바다를 보고 있다
바다가 질문들을 한없이 밀어내고 있다
우리에게 달라진 것은 장소뿐이었지만
어느새 우리들 기억이 달라져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고등학교 때 방송부 활동을 하며 '성우'라는 꿈을 키웠다. 하지만 내성적인 성격과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가족의 삶에 보탬이 되기 위해 취업전선으로 뛰어들고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우'라는 꿈은 나를 계속해서 끌어당겼다.
나는 질문을 던졌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산다면 나는 행복할까?
나의 희생으로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그것이 진정한 희생일까?
나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마치고 졸업 후 취업이라는 삶의 수순을 밟으려 했다. 그 이유는 가족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나는 꿈을 위해, 나를 위해 다른 선택을 했다. 처음이었다. 모두가 가는 길이 아닌, 나만의 길로 방향을 틀어본 것은.
수동적이던 삶의 태도가 조금씩 능동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꿈을 위해 정진했다.
물론 꿈을 좇는 삶이 항상 빛나고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좌절이 있었고, 수많은 갈등도 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를 흔드는 또 다른 질문들이 던져졌다.
나는 나만의 답을 택했고,
나의 선택으로 나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에게 달라진 것은 장소뿐이었지만
어느새 우리들 기억이 달라져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질문에 대한 선택이 달라지면 우리의 삶도 바뀐다.
당신의 삶을 바꾼 질문이 있는가.
오늘, 당신은 어떤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