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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약사 Aug 31. 2016

단지, 고개를 들었던 날

ㅡ 거짓말처럼 무지개가 나타났다






막막한 기분이었다.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아직도 해야할 일들이 산더미 같았다.

양쪽 발목에 모래주머니 달고

허리엔 타이어가 달린 끈을 동여 메고

모래사장을 달리는 기분이었다.

좀처럼 시험범위까지 도달하지 못할것 같은데

밤새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시험범위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얼마나 남았나,

몇번이고 그 두께를 체크해보지만

영원히 줄어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나는 막막함으로 어지러진 방 안에서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고

뭔가를 찾아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무엇인지도 알지못하는 무언가를 절박하게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ㅡ

단지 고개를 들었다.

그뿐이었다.








단지 고개를 들었다.
그뿐이었다.





거짓말 처럼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뭘 그렇게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냐고,

순수함으로 가득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꼬마마냥, ㅡ 빼. 꼼.





산다는 건 이렇게 단순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저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될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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