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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약사 Sep 21. 2017

에펠탑과 솜사탕과, 그리고 자물쇠

《파리는 언제나 사랑》 ㅡ 니콜라 바로








내게 자물쇠를 선물하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내 짝일거야.





 솔직히 이런 류의 로맨스 소설은 웬만해선 집어들지 않는 내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손에 쥐고야 말았다. 지난 여름, 참 책이 안 읽혔었다. 책 한권을 들고서도, 마치 아스팔트에 눌러붙은 고무마냥 눈에 문장이 쩍쩍 눌러붙어서는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힘에 겨웠었다. 그래서일까 ─ . 날씨가 조금씩 선선해질 즈음 들렀던 서점에서, 나는 평소에 읽지 않는 이런 부류의 소설까지 한아름 안고 집에 돌아왔었다.



 이 소설은 달콤한 솜사탕 같다. 비정상적으로 달달한 맛과 혀끝에 달라붙는 달짝지근한 끝맛까지. 솜사탕을 보는 순간, 아 ─ 달겠구나, 라고 충분히 예상 가능하면서도, 실제로 솜사탕을 맛볼 때는 예상한 것 보다도 더 달달한 그런 기분. ─ 딱, 이 소설이 그렇다.





p364.

"영원할 거라고 믿어?"
"난 그것만 믿어"
"막 사랑에 빠진 남자가 영원한 사랑을 안 믿는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절망적이겠어?"





 꽤 오랜기간 이런 류의 로맨스 소설과 담을 쌓았던 나에게 이 소설은 달달한 일탈과 같은 기분을 선사했다. 솔직히 너무 해피엔딩 아니냐고, 너무 짜맞춰진 플롯 아니냐고 비판해도 좋다. 하지만 이런 소설은 원래 그래야 제 맛 아닐까? 솜사탕이 너무 달달하다고 덜 단 솜사탕을 찾지는 않지 않는가. 




 참 오랜만에 느끼는 몽글몽글한 기분. 현실을 벗어난 동화의 세계에 퐁당 빠졌다가 두둥실 떠오르는 기분을 맛볼 수 있는 소설. 어쩌면 남성 독자분들께는 추천하기를 조금 망설일 것 같다. 하지만 왠지 요즘 달콤한 게 땡기는 여성 독자분들께는 살짝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 아닌가 싶다. 우울한 현실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그 꿈을 꾸면서 사는 삶. 팍팍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지만, 다들 가슴 속에 그런 반짝반짝한 동화책 한 권 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동안 꽤 오래 펼쳐보지 않아서 마음 깊숙한 곳 어딘가에 먼지투성이가 되어 쳐박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기회에 한번 나만의 동화책을 살짝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





상관없어.
가장 중요한 건 너 자신이 그걸 믿는다는 거야.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거지.














p41.

삶의 시계는 점점 빨라지는데 인생은 오히려 밋밋해졌다.

모든 게 너무 많아 넘쳐나는데 성에 차는 건 충분하지 않았다.



p91.

시간이 지나면 많은 계획이 멀어지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달아도 이미 너무 늦어  있을 때가 많다.



p226.

"만약 당신이 파리에서 한때를 보내는 행운을 얻는다면, 파리에서의 매 순간의 조각이 평생 마음에 남게 될 것이다" ㅡ 헤밍웨이



p270.

파리와 사랑, 이 둘은 완벽하게 어울리잖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p299.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기억은 더 소중하게 남는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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