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미리 얘기한 대로 다시 동해로 가야하는 4일차... 또 역시 역시 걱정이 앞선 마음에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동해의 파도 관련 정보를 검색해보니, 위험 수준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경계 수준으로 안정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해수욕장은 개방 했다고는 하는데...문제는 그 파도가 아이들이 놀만한지가 문제였습니다. 파도의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알고 싶었습니다.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혹시나 해서 우리나라 바다의 파도 상황을 알 수 있는 앱이 없나 검색해봤습니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파도'라고 검색해보니... 'BANANA X(바나나엑스)'라는 앱이 있었고, 이걸 설치해봤는데요....
각 해변의 파도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주변 지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BANANA X앱이 좋군요!
우왕!! 각 해수욕장의 파도의 상황을 영상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남애1리 해변을 검색해봤습니다. 그런데... 살인적인 파도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거친 느낌이 들었고, 아이들이 놀기에는 적당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각 동해지역의 해수욕장의 파도를 각각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기사문 해변'의 파도가 그나마 놀만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기사문 해변에 대해서 검색해보고, 애들이 놀만한 수심이 얕은해변이라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 숙소를 구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숙소는 아내의 멋진 검색 능력으로 가격도 합리적이고, 4인 가족이 지낼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했습니다.
격납고에서 나와 출격하는 볼킷 XC60: 동해로 다시 출격이다! 라져댓 마스터!
그렇게 '동해 복귀 작전 계획'이 수립 되었고, 아들에게 브리핑을 완료, 아침식사 및 체크 아웃을 하고 동해로 출격하였습니다. XC60도 무인텔에서 충전을 완료해서 든든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느낌적인 느낌으로 컨디션도 좋아보이고 움직임도 한결 가벼운 것 같았습니다.(는 나만의 느낌인거지.)
시스템 메시지: (띠디디!) 마스터, 3차로에 볼보 V60CC 버치라이트 컬러입니다.
이날은 제 모자에 액션캠을 설치해서 1인칭 시점 드라이빙을 녹화했습니다. 이유는 PA를 촬영하려는 목적이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볼보를 만났습니다. ㅎㅎ 저는 도로에서 볼보만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네요. 진귀한 버치라이트 컬러의 V60CC였습니다. 음. 이건 길조이구만! 마음 같아서는 저만의 'V.V. 안녕두번' 손인사를 해주고 싶었지만, 안전상 마음만 전했습니다. 안전운행 즐볼라 하세요! V60CC 오너님!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에는 역시 파일럿 어시스트가 최고!
동해로 출격하는 길은 XC60의 파일럿 어시스트(PA)를 가동하면서 아주아주 편하게 주행했습니다.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에는 역시 파일럿 어시스트가 운전 피로도를 혁신적으로 감소시켜줍니다. 운전도 '조건부'로 무난하게 잘하는 편입니다. 다소 급격한 커브길도 잘 인식하면서 달리구요, 앞차 거리도 설정값에 따라 잘 유지해줍니다. 시속 100km 제한인 고속도로에서는 보통 시속 96~98Km 속도로 PA를 가동합니다. 제가 영상에서는 보여주기 위해서 운전대에서 손을 약간 뗀 상태에서 운전했습니다. 평소에는 항상 운전대를 잡고 조향합니다. 이유는 100% 신뢰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기 때문이죠. 가끔씩 차선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앞차의 거리를 잘못 판단해서 PA가 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반자율 주행'이라는 명칭을 안씁니다. 말그대로 볼보의 매뉴얼상 정식 명칭은 운행을 보조해주는 '파일럿 어시스트'입니다.
약 1시간 30분이 걸려서 기사문 해변의 숙소인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에서 왼쪽은 게스트 하우스 , 오른쪽은 모텔이더군요.
우리는 2층에서 잘거에요!
아들과 딸에게 이번에 갈 숙소는 2층침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엄청 기대하더군요. 평소에 2층 침대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고 했거든요.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와! 2층 침대다' 하면서 척척척 올라 가더라구요. 이번 휴가는 아이들의 위시리스트를 모두 충족하는 디럭스 버젼인것 같군요.ㅎㅎㅎ 방 자체는 아담하지만, 4인 가족이 먹고 자는데는 큰 불편이 없고, 해변과 가까워서 좋습니다. 창문에 바다 보이시죠?ㅎㅎ
해변 주차장은 차들로 북적였습니다. 이 숙소의 단점이라면 자체적인 주차장은 확보되어있지 않고, 해변의 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도착했을때는 숙소에서 다소 거리가 떨어진 장소에 주차를 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혹시라도 주차자리가 있나 하고 확인 하다가... 숙소앞에 자리가 생겨서 득달같이 이동주차했습니다. 편안~ ㅎㅎㅎ 주차장 뒤는 기사문항구로 비교적 조그만 항구입니다. 이제 원하는 자리에 주차도 했으니, 해변으로 가볼까?
서퍼들이 신나하는 파도 스똬일이네요.
바다로 가니 파도는 여전히 강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해수욕장 오른편에는 서핑 구역이었고왼편은 해수욕을 즐기는 구역이었습니다. 기사문 해변은 해수욕보다는 서핑하기가 좋은 해변이라고 하더군요. 서핑구역과 해수욕구역의 경계가 애매해서 서핑보드에 치이지 않게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날씨는 해가뜨고, 흐리고를 반복하였습니다. 파도는 너울성 파도로 여전히 위험 요소가 존재했기에, '안전요원의 강력한 통제'하에 해수욕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놀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죠. '살려는 드릴게'가 아니라, '놀게는 해드릴게'였습니다.
휴식시간 언제끝나요? 빨리 들어가게 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여태까지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겼지만, 입수시간과 휴식시간을 구분하면서 강력하게 통제한 경우는 처음 경험했습니다. 일정시간을 놀다가 시간이 되면 안전요원이 강제로 모두 내보내더라구요. 아들이 바다에 들어가고 싶어서 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ㅎㅎ 그리고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입수가 가능하고, 안전요원이 통제하는 범위에서 벗어나서 놀면 강력하게 위치 복귀를 지시했습니다. 너무 강력한 통제에 불만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고가 발생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아들이 일단 파도에서 놀수 있는 것에 다행이긴 했지요. 파도가 어느정도 강한것이 오히려 아들이 재미있어 하는 포인트였습니다. 수심도 깊지 않고 바닥 경사도 급하지 않아서 않아 동해치고는 어느정도 멀리나가도 그렇게 차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다는 역시 방심하면 안되지요. 아들이 수심이 얕다보니 자꾸만 더 앞으로 나가려고 하더군요. 거리 조절하느라 아들이랑 실랑이를 했네요.ㅎㅎ
딸은 역시 물에 깊에 들어가지 않고, 발목만 들어갔다가 파도가 몰아치면 '꺄-' 소리지르면서 도망가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래도 좋은가 봅니다. 그리고 모래놀이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다행스럽게도 우리가족은 성공적으로 동해 출격 작전을 완수 할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더도 완전 대성공이었을텐데 말이죠. 오후 5시까지 실컷 놀다가 숙소에 들어갔습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숙소 뒷편에 연계하여 운영하고 있는 서핑샵의 외부 샤워 시설에서 몸에 묻은 모래를 씻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숙소들어가기 전에 문의하니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더군요. (평상시는 좀 시크하신 스타일입니다.ㅎㅎ)
숙소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밤에 저는 따로 나와서 기사문 해변의 동네 산책을 했습니다. 어딘가 여행을 오게 되면, 이 동네는 어떤가, 주변에는 무엇이 있나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더군요.
정감 가는 옛날 시골의 슈퍼의 느낌이 좋더군요. 옛날에 시골가면 한참을 걸어가서 먹고 싶은 간식을 사던 추억이 있습니다. 옛날 슈퍼는 옛날 슈퍼만의 역할을 하고 있었구요, 근처에 편의점은 따로 있습니다.
기사문 해변은 38선 휴게소가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6.25 전쟁 테마의 벽화도 그려져 있구요, 동네의 담장에 아기자기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동네는 조용한 어촌마을, 해수욕장이 있는 바다 마을의 느낌입니다.
해변 근처에는 이렇게 화려하고 멋진 카페&바가 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이 시간에 이런 바에서 얘기와 흥을 즐기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을텐데... 역시 시국은 시국인가 봅니다.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손님이 1명도 없고 직원이 외롭게 포스를 지키고 있더라구요 ㅠㅠ.
기사문 해변은 서핑하기가 좋은 해변이라서 그런지 서핑샵들이 많더라구요. 서핑샵은 보통 숙박과 카페&바도 겸하고 있더라구요. 서핑 강습과 함께 숙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구요, 숙박객,서퍼들이 술 또는 커피를 마시며 흥을 즐길 수 있게 EDM이 뿜뿜하고 있더군요. 흥에 겨워서 저도 저기에서 맥주한캔을 까고 싶었습니다. ㅎㅎㅎ
기사문항의 안내 네온 사인도 기념으로 찍었습니다. '기사문'이라는 이름이 특이하네요. 기사문 해변은 38도선에 위치하고, 38휴게소도 있어서 일명 38해수욕장으로도 불리웠다고 하더라구요.
기사문항구에서 조용한 야경도 감상하다가 다시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마지막 날인 내일도 오후 늦게 까지 바다에서 놀고 먼 귀가길을 가야 했으므로 일찍 자야했습니다.
4일차는 휴가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가 하는 중요한 갈림길이었습니다. 휴가의 처음 계획부터 바다를 염두하고 있었고, 3일차 휴가 프로그램 카드를 다써버리고...아들에게도 약속했었고...바다 휴가지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휴가의 깔끔한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찝찝한 마음으로 귀가길을 선택해야 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다행이 기사문 해변이 우리가족을 살려줬네요.
기사문 해변은 비교적 소규모의 해변입니다. 그래서 해수욕객이 많을때는 부대낄 수 있겠더군요. 수심은 얕아서 어린이들이 놀기 좋을 수도 있는데, 파도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강한 편'이라서 어린이들마다 케바케일것 같습니다. 또한 서퍼들과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충돌이 발생하지 않게 구역을 잘 유지하며 놀아야 합니다. (제가 간날은 그랬네요...)
동네는 흔한 어촌의 마을로 모텔, 민박, 서핑샵들이 해변 근처에 위치해있고, 횟집, 카페들이 몇개 있습니다. 숙박지역을 기준으로 38휴게소까지 편의점은 다소 거리가 멉니다. 기사문항구 옆에 편의점이 있으므로, 산책겸 갔다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숙소인 원게스트하우스는 방은 아담하지만 샤워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기본적으로 숙박하는데 큰 무리 없으며(개인적인 경험에 한해서요.ㅎㅎ) 무엇보다도 해변에서 가깝기 때문에 동선이 효율적입니다. 게스트하우스내 주차시설은 없기 때문에 해변 주차장에 케바케 복불복 주차하는 것이 단점이긴 합니다.
이렇게 큰 위기를 넘긴 4일차의 휴가가 지나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지막 5일차의 날을 맞이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