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속에서 자란 경쟁 감각

앞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밀려나지 않기 위해 달렸다

by 샤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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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눈에 띄는 아이가 아니었다.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고
특별히 칭찬받는 재능도 없었다.

그저 조용히 섞여 있는 쪽에 가까웠다.


그래서였을까.
사회에 나오자 마음이 달라졌다.

일은 달랐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보였다.

나는 누구보다 일찍 출근했고
누구보다 늦게까지 남았다.

성과는 쌓였고
팀장도, 매니저도 맡게 됐다.


그때 처음으로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가졌다.


하지만 이상했다.

직함이 생겨도
마음 한쪽은 늘 긴장 상태였다.


다른 팀의 실적이 올라오면
괜히 숫자를 다시 확인했다.

회의에서 누군가 더 좋은 제안을 하면
표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속으로는 계산했다.


‘내 자리는 안전한가.’

나는 일을 좋아했다.
성장하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경쟁은
성취와는 다른 결로 나를 조였다.


어릴 적에는
앞으로 나서지 못한 아이였다.

사회에 와서는
밀려나지 않으려는 어른이 됐다.


열심히 한 이유가
성장이었는지
증명이었는지
어느 순간 헷갈렸다.


경쟁 구도 안에서는
항상 누군가와 비교된다.

어제보다 나아졌는지는 보지 않고
옆 사람보다 앞섰는지를 본다.


그 구조에 오래 서 있으면
성과는 쌓여도
안도는 쌓이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나는 잘나고 싶었던 게 아니다.

‘이제는 뒤에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어중간함이
사회에서는 추진력이 됐다.


하지만 동시에
계속 달려야만 안전한 사람을 만들었다.


지금은 가끔 멈춰 묻는다.

나는 아직도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일하는가.


아니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비교 속에서 자란 경쟁 감각은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이제는
그 감각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에세이 #공감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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