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을까

by 샤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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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그렇게 믿어왔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해야 할 일을 먼저 떠올렸고,
하루를 마치면 내가 얼마나 해냈는지를 계산했다.


쉴 때조차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이 시간에 뭔가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이 늘 따라다녔다.


돌이켜보면 나는 단 한 번도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왜 멈추면 불안해지는지.
왜 남들보다 조금만 뒤처져도 초조해지는지.


그저 모두가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열심히는 기본이고, 성실은 미덕이고,
게으름은 실패의 다른 이름이라고 배웠으니까.


우리는 어릴 때부터 배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열심히 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고.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버티면 된다고.


그 말들은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그 말이 언제 멈춰야 하는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잘하고 싶었다.


인정받고 싶었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늘 조금 더 했다.
부탁받은 일도, 내 몫이 아닌 일도,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말로 나를 설득하며.

열심히는 내 정체성이 되었다.
누군가 나를 설명할 때
“성실하다”는 말이 빠지지 않았다.
그 말이 좋았다.
나는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 성실함은 언제부턴가
나를 지키는 힘이 아니라

나를 소진시키는 습관이 되었다.


열심히는 멈출 수 없었다.
멈추는 순간,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달렸다.

누가 쫓아온 것도 아닌데,
어디가 목적지도 모른 채로.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성공을 향해 달린 것이 아니라
불안을 피해 달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았고,
사랑받지 못할 것 같았고,
쓸모없는 사람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열심히’라는 단어 안에
나를 가두고 있었다.

이제 와서야 묻는다.


나는 정말로 원해서 그렇게 살았던 걸까.
아니면 배운 대로, 두려움대로, 기대대로 살아온 걸까.

1부는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왜 나는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아야만 했는지.
그 열심은 누구의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나를 멈추게 만든 첫 번째 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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