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

2025년 5월 27일 작은 마음이 자라나는 시간

by 브야

아이에게 너무 사랑한다고 하니깐 한쪽눈에 눈물을 흘렀고 “서운했어 “라고 한다.



오늘은 24 절기 중 소만이다.

모든 생명이 조금씩 자라나 세상을 가득 채워가는 시기.

작고 여린 것들이 스스로를 키워내는 그 조용한 성장의 계절 속에서,

나도 모르게 아이들의 마음도 함께 자라고 있다는 걸 느꼈다.


빈이와 나란히 누워 책을 읽던 늦은 오후.

그저 평범했던 하루의 한 장면 속에서

나는 빈이의 볼을 쓰다듬으며 “아빠가 너무 사랑해” 하고 말했다.

그 순간, 빈이의 눈 한쪽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서운했어…” 단 한 마디.


가슴이 찌릿했다.

무엇이 서운했는지, 언제부터였는지 묻기도 전에

나는 내 마음속에서 작은 목소리를 들었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구나.’

아이는 말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말해도 받아주지 않을까 봐,

그저 지나가는 감정이라 여길까 봐

혼자 조용히 묻어둔 것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내가 사랑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랑은 전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 닿는 것은 아니었다.

사랑을 말할 타이밍, 귀 기울일 여유,

그리고 마음 깊은 곳까지 듣고 품어줄 준비가 함께여야

비로소 그 마음도 피어나기 시작한다.


소만.

지금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그렇게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잎사귀들이,

작고 여린 감정들이,

햇살 같은 말 한마디에 물을 먹고 자라나는 시기.


나는 오늘 그 작은 눈물 한 방울을 통해

사랑을 전하는 법을, 그리고 듣는 법을

조금은 배운 것 같다.

세상을 가득 채우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조용히 자라나는 작은 마음들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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