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바라기 콩이
하나보다는 둘
아무래도 콩이의 임시보호를 시작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건 둘이 잘 지낼 수 있을까였다. 다행히도 보리와 콩이는 개린이들답게 신나게 뛰어놀고, 가끔은 투닥거리기도 하며 잘 지내는 듯했다.
보리가 혼자 있던 몇 달간 cctv를 보면 항상 자고 있었는데, 콩이가 온 후로는 둘이 함께 놀고 있는 경우도 많았고, 잠을 자거나 가만히 앉아있더라도 둘이 함께 있으니 심심치는 않겠다 싶어 한결 마음이 편안했다.
언니 바라기 동생
사람 형제자매들을 보면 동생들이 언니 오빠를 유독 따르듯 콩이는 보리를 참 좋아했다.
둘 다 한창 자라고 있는 5~7개월쯤 되는 꼬맹이들이었고, 끽해봐야 보리가 두세 달 정도 차이로 먼저 태어났을 텐데 콩이는 병아리가 엄마 닭을 따라다니듯 보리가 가는 곳마다 졸졸 쫓아다녔다.
앞서 말했듯 보리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개였다. 하지만 콩이는 보리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보리가 있는 곳에는 항상 콩이가 있었다.
보리가 가는 곳마다 콩이가 따라다니는 것도 웃겼지만, 기다란 앞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사람마냥 마주 앉은 특유의 뒷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내겐 너무 버거운 동생
보리가 아무리 싫은 티를 내고 이빨을 드러내도 콩이는 눈치와는 영 거리가 먼 개였다.
보리가 앉으면 슬그머니 따라가 옆에 붙어 앉고, 킁킁 냄새 맡는 척하면서 뽀뽀하고, 보리가 누워있으면 자기도 옆에 눕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더 가까이에 누워있었다.
보리를 처음 만나고 이런 성격의 개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면, 콩이를 만나고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개가 개를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도 있구나
보리는 가끔은 화를 내기도, 피하기도 하고, 때로는 받아주기도 하고 그렇게 콩이의 애정공세에 적응해갔다.
처음에는 콩이의 일방적인 짝사랑이 안쓰러웠는데, 한참 지나고 돌아보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예민한 보리에게는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들이대는 눈치꽝 콩이의 행동이 스트레스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콩이가 보리를 좋아하고 따르는 모습, 그리고 보리가 조금은 스트레스받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져 가기 시작했다.
'좋은 가족을 찾아줘야지'라는 마음으로 임시보호를 시작한 지 3달이 지나가고 있었다.